뇌의 가소성: 우리 뇌는 왜 평생 변화하는가
성인의 뇌도 평생 변화한다. 신경가소성의 원리와 이를 촉진하는 방법, 임상적 함의를 살펴본다.
한때 과학자들은 성인의 뇌가 더 이상 변하지 않는 고정된 기관이라고 믿었다. 태어날 때 주어진 뉴런의 수가 전부이고, 이후로는 줄어들기만 한다는 것이 20세기 중반까지의 정설이었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의 연구는 이 오래된 믿음을 완전히 뒤집었다. 뇌는 죽을 때까지 스스로를 재구성하고, 새로운 연결을 만들며, 심지어 새로운 신경세포를 생성하기도 한다.
신경가소성이란 무엇인가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은 경험, 학습, 환경 변화에 반응하여 뇌의 구조와 기능이 변화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 개념은 크게 두 가지 수준에서 작동한다. 하나는 시냅스 가소성으로, 뉴런 사이의 연결 강도가 변하는 현상이다. 자주 사용되는 시냅스는 강화되고, 사용되지 않는 시냅스는 약해지거나 사라진다. 다른 하나는 구조적 가소성으로, 뉴런의 수상돌기가 새로 자라거나 축삭이 재배선되는 것을 포함한다.
런던 택시 기사의 뇌가 알려준 것
신경가소성의 가장 유명한 사례 중 하나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엘리너 매과이어(Eleanor Maguire) 연구팀이 2000년에 발표한 런던 택시 기사 연구다. 런던의 복잡한 도로망을 수년간 외워야 하는 택시 기사들의 뇌를 MRI로 촬영했더니, 공간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hippocampus)**의 후방 부위가 일반인보다 유의미하게 컸다. 더 놀라운 것은 근무 경력이 긴 기사일수록 이 영역이 더 크다는 점이었다.
이 연구는 반복적인 경험이 뇌의 물리적 구조를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 랜드마크 연구로 평가받는다.
성인 뇌에서도 새 뉴런이 생긴다
성인 뇌에서 새로운 신경세포가 만들어지는 현상, 즉 **성인 신경발생(adult neurogenesis)**은 1990년대 후반에 확인되었다. 주로 해마의 치아이랑(dentate gyrus)과 뇌실하영역(subventricular zone)에서 발생하며, 학습과 기억, 감정 조절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성인 신경발생의 정도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다. 2018년 Nature에 실린 연구는 성인 해마에서 신경발생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고한 반면, 같은 해 Cell Stem Cell에 발표된 연구는 70대 노인에서도 신경발생이 활발하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이 논쟁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신경가소성을 촉진하는 요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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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유산소 운동은 BDNF(뇌유래신경영양인자) 분비를 촉진하여 시냅스 형성과 신경발생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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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학습: 악기 연주, 외국어 학습 등 인지적으로 도전적인 활동이 뇌 연결망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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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수면: 수면 중 시냅스가 정리되고 중요한 기억이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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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상호작용: 타인과의 교류는 전두엽과 측두엽을 포함한 광범위한 뇌 영역을 활성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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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관리: 만성 스트레스는 코르티솔을 통해 해마 뉴런을 손상시키므로 적절한 관리가 중요하다.
임상적 함의: 재활과 회복
신경가소성에 대한 이해는 뇌 손상 후 재활 치료에 혁명을 가져왔다. 뇌졸중으로 언어 기능을 잃은 환자가 집중적인 언어 치료를 통해 다른 뇌 영역이 손상된 영역의 기능을 대신하도록 훈련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에드워드 타우브(Edward Taub)가 개발한 **구속유도운동치료(CIMT)**는 건측 팔을 구속하고 마비된 팔만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뇌가 재배선되도록 유도하는 방법으로, 현재 뇌졸중 재활의 표준 치료법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가소성의 양면
신경가소성이 항상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만성 통증, 이명, 환지통 같은 상태는 *부적응적 가소성(maladaptive plasticity)*의 결과일 수 있다. 뇌가 변하는 능력이 있기에, 잘못된 방향으로도 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해는 통증 관리와 신경재활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뇌의 가소성은 우리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나이가 들어도, 손상을 입어도, 뇌는 변화하고 적응할 수 있다. 물론 그 능력에는 한계가 있고, 젊은 뇌가 더 유연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늙은 개에게 새 재주를 가르칠 수 없다"는 속담은 적어도 신경과학적으로는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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