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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앞의 아이들: 디지털 기기가 발달 중인 뇌에 미치는 영향

스크린 타임이 아동의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균형 잡힌 접근법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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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neuroscience#brain-science#cognitive-neuroscience

요즘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노출된다. 어떤 부모는 교육적 콘텐츠의 잠재력을 기대하고, 어떤 부모는 아이에게 건네는 기기에 죄책감을 느낀다. 과학은 이 논쟁에 어떤 답을 주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는 확정적이기보다는 조심스럽다.

ABCD 연구: 가장 큰 규모의 단서

brain neuroscience and DNA research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지원하는 ABCD(Adolescent Brain Cognitive Development) 연구는 9~10세 아동 약 11,000명을 성인이 될 때까지 추적하는 대규모 종단 연구다. 2018년 발표된 초기 결과는 주목할 만했다:

  • 일일 스크린 타임이 7시간 이상인 아동은 대뇌 피질이 조기에 얇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피질의 자연적 가늘어짐(cortical thinning)은 성숙 과정의 일부이지만, 이 그룹에서는 정상보다 빠르게 진행되었다.

  • 일일 2시간 이상의 스크린 타임은 사고력과 언어 능력 테스트에서 낮은 점수와 연관되었다.

다만 이 결과를 해석할 때 인과관계와 상관관계를 구분해야 한다. 스크린 타임이 뇌 발달을 저해한 것인지, 아니면 특정 발달 특성을 가진 아이가 스크린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인지 단면 데이터만으로는 판별하기 어렵다.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스크린 타임'을 단일 변수로 다루는 것 자체가 문제일 수 있다. 교육용 앱으로 글자를 배우는 것과 수동적으로 영상을 시청하는 것, 친구와 화상통화를 하는 것은 뇌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다를 수 있다.

수동적 시청 vs 상호작용적 사용

조지타운대학의 레이첼 바(Rachel Barr) 연구에 따르면, 3세 미만 유아는 화면 속 콘텐츠에서 학습하는 능력이 실물 환경에서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비디오 결핍 효과(video deficit effect)'**를 보인다. 하지만 화상통화처럼 실시간 상호작용이 포함된 경우에는 이 격차가 줄어든다.

이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영유아기 학습에서 핵심은 미디어의 유형보다 사회적 상호작용의 유무일 수 있다.

주의력에 대한 영향

빠르게 전환되는 영상(예: 틱톡 스타일의 짧은 동영상)이 아동의 지속적 주의력(sustained attention)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2023년 JAMA Pediatrics에 발표된 연구는 영아기에 TV 노출이 많을수록 7세 때 주의력 문제가 유의미하게 더 많았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이 연관의 크기는 작았으며, 부모의 양육 스타일이나 사회경제적 요인을 완전히 통제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수면과 스크린

스크린 타임의 가장 확실한 부정적 영향 중 하나는 수면 방해다. 전자 기기의 청색광은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고, 자극적인 콘텐츠는 뇌를 각성 상태로 유지한다. 수면은 아동의 뇌 발달, 기억 고정, 감정 조절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므로, 이 간접 경로를 통한 영향은 무시하기 어렵다.

균형 잡힌 접근

미국소아과학회(AAP)와 세계보건기구(WHO)는 다음과 같은 지침을 제시한다:

  • 18개월 미만: 화상통화를 제외한 스크린 사용 자제

  • 2~5세: 양질의 프로그램으로 일일 1시간 이내, 부모와 함께 시청

  • 6세 이상: 일관된 제한을 설정하되, 수면·신체 활동·대면 상호작용을 우선시

현재까지의 과학적 근거는 스크린 타임 자체가 뇌 발달의 적이라고 단정짓기에는 불충분하다. 하지만 스크린이 대면 상호작용, 신체 놀이, 수면을 대체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핵심은 기기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얼마나, 어떤 맥락에서 사용하는지를 의식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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